'조금만 참으면 곧 시원해질 거야'라고 생각하기에는 너무나도 더운 여름이 지속되고 있다. 오랜만에 페스티벌에 가지 않은 여름밤. 조용하다. 지루하고. 지루한 것이 평화롭고. 낮에는 모카포트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Peter Broderick을 들었다. 작품보다는 식물로 가득차 움직일 수도 없는 작업실에서, 여느 때처럼 의자 위에 웅크리고 앉아 멍하니 있었다. 택배가 왔었다. 루시를 위해 주문한 필름 한 통만 달랑 들어 있는, 여태 받아본 택배 중에 가장 과대포장 된 택배였다. 수작업으로 한달에 소량 제작 된다던 필름은 필름통에 무지개색 스티커가 붙어있다. 며칠 전, 여느 때처럼 물을 마시고 있는데 뚱이가 오더니 내 발등 위에 앉았다. 나는 그대로 웅크리고 앉아 뚱이를 쓰다듬으며 '괜찮겠지, 뚱아. 그렇겠지'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런 나를 바라보던 뚱이는 높고 천천히, 한 번 울었다. 모든 것이 괜찮을 거였다. 그러므로 모든 것이 괜찮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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