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겨워, 그렇게 생각하다 그마저도 지겹다고 생각하는 나날. 좀처럼 나아지지를 않는다.
<Pascal Pinon의 신보를, 여전히 Peter Broderick을, 가끔은 유어마인드에서 사온 음반을 듣는다. 지금은 There will be fireworks의 Because, Because 음반을 듣고 있다. 며칠 전에 Gus Van Sant 감독의 영화 Milk를 보았다. 영화는 내가 좋아하는 6, 70년대의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간질간질했다.
일주일에 두 번 정도 역사 스터디 모임에 다녔다. 한 번 쯤은 해야 할 일이었는데 이번 대선의 영향인지 좋은 자리가 마련되어 다행이었다. 모임은 졸업한 고등학교의 빈교실에서 이루어졌기에 그맘 때로 돌아간 것 같은 뻔한 기분이 들었다. 별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지만, 좋아하던 아이의 눈치를 보는 풋풋한 생활은 조금 그립다.
지루함과 화를 참을 수가 없을 때면 마을버스를 타고 나가 카페에 앉아 있었다. 하루는 집에 돌아오던 길에 다섯 개의 실을 샀고, 하루에 한 송이씩 꽃을 수 놨다. 그마저도 지겨워질 즈음 코바늘을 사다가 작은 레이스를 뜨기 시작했다. 엮을 수도, 버릴 수도 없어 여기저기에 걸어 놨다. 시간이 남으면 병아리콩을 삶아 Humus를 만들고, 채식 레시피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 베이킹을 했다. 당근 케이크, 애플 파이, 스콘, 팬 케이크를 성공했다. 한 동안은 불면증에 시달려 카모마일 티와 커피를 대신 할 홍차를 사왔지만, 효과가 없어 단 것만 찾고 있다.추워도 날이 맑으면 온 거리가 석양빛으로 물들어서 그리워지고 만다. 비가 그쳐가는 오후 무렵의 레이캬비크가, 온 도시에 울려 퍼지던 종소리가, 모든 것을 파랗게 물들이던 새벽 빛이, 오로라가. — 결코 돌아갈 수 없는 그 모든 시간들이, 잃어버릴 수 밖에 없었던 그 모든 것들이.
눈이 많이 내려서, 핀란드에 가고 싶다. 봄이 오지 말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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