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니."
"응, 돌아 왔어."
"응, 돌아 왔어."
그렇게 말하는 내 입이 어색하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에도「돌아왔다」고 느꼈다. 떠나기 전날 밤에는「내일 떠나, 근데 왜 떠나야 하는지 모르겠어」그렇게 말했었다. 마치 태어나기를 그곳에서 태어난 것 처럼 머물러야 할 것 같았다. 한동안은 눈을 깜빡일 때마다 그 땅에 서있는 것 마냥 모든 것이 선명해서 괴로웠다. 눈을 감으면 나는 오래된 항구에 서있었다가, 눈을 뜨면 런던의 지하철. 눈을 감으면 골목 어귀에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다가, 눈을 뜨면 파리의 센느 강변을 달리는 버스 안이었다. 어느새 무덤덤한 표정이 돌아왔지만 떠올리면 어김 없이 그 때처럼 웃을 수 있었다.
시차적응에 대한 의욕이 없었는지 며칠 간은 내키는대로 생활했다. 졸리면 한 낮에도 다섯시간을 내리 자는가 하면, 새벽에 깨어 철 지난 예능 프로를 돌려 보기도 했다. 스무통이 넘는 필름을 현상해 와서 지루해 질 때면 편집을 했다. 사진을 보다 그리워지면 카피타의 원두를 꺼내 향을 맡았다. 느즈막히 집을 나와 조엘을 만났다. 언제나처럼 커피를 마시고, 서점에 가서 한강의 새 소설집과 시집을 사고, 러쉬에서 컨디셔너를 샀다. 향이 좋은 바디제품을 사는 것은 건강한 수면제를 얻는 것 같네. 그런 생각을 했다. 모든 것은 쉬이 잠들어 좋은 꿈을 꾸기 위함.
이곳은 너무 춥다. 북극에서 불어오는, 그저 시리기만 한 바람을 맞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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