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12

여기가 아닌 어딘가

끈임 없이 연결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것이 무엇인지, 누구인지, 어느 곳인지는 상관없다. 확고하고 강한 힘이 아니어도 좋다. 그저 아주 가느다랗게,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계속해서 지속되는 그런 아스라한 힘으로 세상의 많은 것과 연결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네가 그렇다. 그 도시가 그렇고, 그 도시의 호수가 그렇고, 새벽의 여명, 오후 무렵의 강, 강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강북의 밤, 아득한 수평선, 발목을 간질이는 파도 소리, 그 너머의 수 많은 낯선 땅, 낯선 언어, 이따끔씩 들려오는 우주의 소리가 그렇다. 결코 내게 오지 않은 채 나를 지탱하는 것들이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 이것이 아닌 다른 것, 그것이 나를 견디게 한다. 그것만이 오직 내게 희망이다. 내게 오지 않는다 해도, 어딘가에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주 작은 힘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를 살아있게 한다. 슬프지만 예쁘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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