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시리고, 책상에는 귤 껍질들이 굴러 다니고, 달달하니 따듯한 게 마시고 싶고, 어딘가에서 보았던 담요를 찾아 온 집안을 헤메다 보니, 정말 겨울이구나. 허연 수증기에 살아있음을 그 어느 때보다도 절절하게 깨닫는 계절. 이유도 없이 서늘한 계절이다.
한동안 눈을 떠보면 새벽 다섯시였다. 적막한 새벽에, 적막한 거실에서는 무엇을 해도 소리가 크게 들렸다. 숨 쉬는 소리도 크게 들려서 모두가 깨어나는 아침까지 그저 누워있었다. 한 번은 철지난 예능 프로그램을 몰아보기도 했다. 마치 기지개처럼 집은 때때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었다. 그럴 때마다 문득, 레이캬비크의 그 아파트는 밤마다 어떤 소리를 내었더라. 그런 생각이 들었다.
새로 산 침대는 나무로 만들어져 투박하고 높다. 창문과 침대의 높이가 비슷해진 것을 보고 유디트 헤르만의 요나스가 떠올랐다. 「난 늘 이런 침실을 원했어. 침대 높이로 창이 있고 밖을 내다볼 수 있는 방, 바로 여기 이 방, 여기, 바로 여기.」올르루프스부디르에 있는 요니나의 별장에서 요나스가 한 말이다. 이 시간, 겨울의 초저녁. 푸른 대기로 가득한 이 방에서 나는 언제나 침식 당하는 기분이 든다.
오늘 레이캬비크에서의 꿈을 꾸었다. Peter Broderick의 How They Are 앨범을 듣는다. 참 서늘서늘서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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